[사망보험][손해사정 사례] 서면 동의가 없는 단체보험 수익자 지정은 무효, 회사가 아닌 유가족이 수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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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2026.10.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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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사정 사례] 서면 동의가 없는 단체보험 수익자 지정은 무효, 회사가 아닌 유가족이 수익자
1. 평생을 바친 직장, 그리고 남겨진 선물
망인 A씨는 중견기업인 D 주식회사에서 수십 년간 성실히 근무해온 가장이었습니다. 회사 측은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모든 임직원을 피보험자로 하는 '단체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보험료는 회사가 전액 부담했고, 계약자와 수익자는 모두 회사로 지정되었습니다. 피보험자인 A씨가 재해로 사망할 경우 1억 원의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던 2022년 5월 19일, A씨는 꿀맛 같은 휴식일을 맞아 평소 좋아하던 낚시를 하러 가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자녀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장례를 마친 후, 자녀들은 아버지가 근무하던 회사에서 가입해준 단체보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남겨진 가족들의 생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2. 보험사의 거절과 회사의 침묵: "유족은 수익자가 아닙니다"
유족들이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 가능성을 문의했을 때, 돌아온 답변은 차가웠습니다. 보험사는 "해당 보험의 수익자는 회사인 D사로 지정되어 있으며, 유족인 당신들은 직접 청구권이 없다"고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당황한 유족들은 회사인 D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회사 측 역시 난감해했습니다. "우리도 직원을 위해 가입한 보험이지만, 업무 중 사고가 아닌 개인적인 취미 생활 중 발생한 사고라 우리가 보험금을 청구해서 받아주기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국 수익자로 지정된 회사는 청구를 포기하고, 유족은 청구권이 없는 이른바 '권리의 공백' 상태가 발생했습니다.
3. 손해사정사의 등장: 상법 제735조의3을 파고들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유족들은 단체보험 분쟁 전문 손해사정사를 찾아가 사건을 의뢰했습니다. 손해사정사는 우선 보험사와 회사가 체결한 보험계약 서류와 회사의 단체 규약을 정밀하게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결정적인 법리적 허점을 찾아냈습니다.
가. 서면 동의 없는 수익자 지정의 무효 (상법 제735조의3 제3항)
우리 상법 제735조의3 제3항에 따르면, 단체보험에서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나 그 상속인이 아닌 자(여기서는 회사)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할 때는 단체의 규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거나,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손해사정사는 D사의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등을 샅샅이 뒤졌으나, "회사가 수익자가 된다"는 명시적인 정함은 없었습니다. 또한, 망인 A씨가 보험 가입 당시 회사를 수익자로 지정하는 데 동의한다는 서면에 직접 서명했다는 기록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나. 수익자 지정 무효 시 '상속인'이 수익자가 된다는 법리
손해사정사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0. 2. 6. 선고 2017다215728 판결 등)를 근거로 보험사를 압박했습니다. "단체보험에서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없이 회사를 수익자로 지정한 행위는 효력이 없으며, 이 경우 적법한 수익자가 없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상속인인 유족이 법정 수익자가 된다"는 논리였습니다.
다. 업무 외 재해와 당사자의 의사 해석
설령 회사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수익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고처럼 업무 외 재해로 사망한 경우 회사가 보험금을 수령하여 가질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유족에게 전달하기로 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에 부합한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4. 보험금 지급 권고 손해사정서 제출과 최종 승인
손해사정사는 위와 같은 법리적 분석과 증거 자료를 집대성한 '사망보험금 지급 권고 손해사정서'를 보험사에 정식으로 접수했습니다.
의견서의 요지는 명확했습니다.
> "현재 보험증권상 수익자는 회사 D로 되어 있으나, 이는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결여로 인해 상법상 무효입니다. 따라서 이 보험계약의 실질적인 수익자는 망인의 상속인들 입니다."
보험사의 보상심사팀은 제출된 손해사정서를 면밀히 검토했습니다. 이미 대법원에서 확립된 판례와 상법 조항이 명확했기에 소송으로 가더라도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수익자로 지정된 회사 D 역시 자신들의 권리가 없음을 인정하고 보험금을 유족에게 지급하는 데 이의가 없다는 확인서를 제출하며 협조했습니다.
5. 결과: 보험금 전액 지급과 지연손해금 수령
결국 보험사는 유족들의 직접 청구를 수용했습니다. 소송 제기 전 단계에서 보험사는 유족들에게 사망보험금 전액을 지급하기로 승인했습니다. 또한, 청구 서류 접수 후 조사가 필요했던 기간을 제외한 지연손해금까지 포함하여 지급을 완료했습니다.
6. 사례의 시사점 및 전문가 조언
본 사례는 단체보험 사고 발생 시 수익자가 회사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1. 단체보험의 특수성 이해: 많은 회사가 단체보험에 가입하면서 피보험자(직원) 개별의 서면 동의를 누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유족들에게 권리를 되찾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됩니다.
2. 수익자 지정의 유효성 검토: 규약의 존재 여부와 서면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전문 손해사정사의 조력은 필수적입니다.
3. 명확한 법리적 근거를 담은 손해사정 의견서를 활용하면 소송 없이도 수개월 내에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단체보험과 관련된 복잡한 수익자 분쟁은 단순히 증권상의 이름만 볼 것이 아니라, 상법상 유효 요건을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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