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한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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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ON손해사정

1. 인정 사실

가. 원고는 2016. 8.경 피고와 피보험자를 원고의 남편인 망 C, 보험수익자를 원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장내용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상해의 직접 결과로써 사망하는 경우 보험가입금액 5,000만 원을 지급하는 기본계약과 같은 경우 보험가입금액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는 ‘상해사망담보’ 특약이 포함되어 있다.

다. 망인은 2019. 8.경 주거지인 아파트의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지상으로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라. 원고는 피고에게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의 주장

망인은 이 사건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서 균형을 잃어 밖으로 고꾸라지면서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추락하여 사망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우연하고 급격한 외래의 사고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한 ‘상해사망’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수익자인 원고에게 기본계약 보험금 5,000만 원과 상해사망 보험금 1억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망인이 자살을 하기 위하여 이 사건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진 것이어서 상해의 ‘우연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보험사고에 해당하더라도 ‘고의에 의한 사고’로서 보통약관 제5조 제1항 제1호 본문이 정한 면책사유에 해당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보통약관 제5조 제1항 제1호는 고의에 의한 자살은 원칙적으로 우발성이 결여되어 보험사고인 상해사망에 해당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단서에서 정하는 요건, 즉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면 이를 보험사고에 포함시켜 보험금 지급사유로 본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다55005 판결).

인보험계약에 의하여 담보되는 보험사고의 요건 중 우발적인 사고라 함은 피보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사고로서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예견치 않았는데 우발적으로 발생하고 통상적인 과정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사고를 의미하고, 외래의 사고라 함은 사고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 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고의 우발성과 외래성 및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와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해서는 보험금 청구자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다6857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인정 사실 및 그 인정 근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는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① 망인은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원고와 상의도 없이 대출을 받아 화물차를 계약하거나 외도가 의심되는 상황이 있어 원고와 자주 다투어 왔던 것으로 보이고, 부모로부터 주사를 부리는 것에 관하여 질책을 받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원고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다투었고, 주사를 부려 망인의 딸인 G이 망인의 모에게 전화하겠다고 하여 핸드폰을 뺏으려는 등의 실랑이가 있었다.

그러나 당일 원고와 망인은 서로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하여 둘만 저녁 식사를 하였었고, 이 사건 사고 이전까지 망인이 자살을 시도하였거나 이를 암시하는 어떠한 징후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사정이 망인의 자살 동기가 되었다고 선뜻 인정하기 어렵다.

② 피고는 당시 망인이 자살하기 위하여 스스로 난간에 매달렸다고 주장하는바, 당시 망인이 원고 등과 싸워 기분이 상한 상태에서 베란다로 갔고, 바로 난간에 매달려 있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데, 순간적인 화를 이기지 못해 자살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바로 뛰어내리는 방법을 택하지 난간에 매달렸다가 뛰어내리는 방법을 택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 G은 비명이 들려 베란다로 갔더니 망인이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고 진술하는바, 자살을 하려고 하였다면 비명을 지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④ 망인은 이 사건 아파트의 베란다 난간에 매달렸다가 아래층으로 떨어지면서 아래 층인 H호 난간에 수 초간 매달려 있다가 결국 추락하였는바, 자살하려는 사람이라면 위와 같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등의 강한 생존 의지를 보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⑤ 이 사건 아파트의 베란다 난간 부분은 그 높이에 비추어 사람이 실수로 추락하거나 난간에 매달리게 되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는 하나, 망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바람을 씌는 등의 여러 이유로 난간을 잡은 채 베란다 난간 밖으로 몸을 기울였다가 실수로 균형을 잃고 고꾸라지면서 난간에 매달리게 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망인의 사망보험금 수익자인 원고에게 망인의 상해사망으로 인한 기본보험금 5,000만 원 및 상해사망 보험금 1억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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