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충동장애와 우울증을 앓던 피보험자가 이혼 위기 속에서 올가미 사진과 구조 요청 문자를 보낸 뒤 목을 맨 사고가 약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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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26.10.1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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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 E(이하 망인)는 2017년 4월 4일 피고 보험사(D 주식회사)와 피보험자를 망인,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상해사망보험금 1억 2,000만 원을 보장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해당 보통약관은 피보험자가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한 경우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되,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면서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배우자 원고 A와의 극심한 부부 갈등으로 이혼 요구를 받게 되자 극심한 절망감과 정서적 고립에 빠졌습니다. 망인은 배우자 앞에서 목에 줄을 매는 시도를 하거나 이혼서류 접수를 위해 법원에 갔다가 약물을 음독하여 응급실로 이송되는 등 수차례 자살을 기도하였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기타 습관 및 충동 장애, 기타 우울에피소드'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하였으나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치료를 중단하였습니다. 망인은 2022년 6월 23일 새벽 원고 A에게 올가미 사진과 함께 "나 좀 살려줘, 얼굴 한 번만 보여줘"라는 절박한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냈으나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하였고, 같은 날 낮 부모 거주지 옆 창고 기둥에 끈으로 목을 매어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망인의 법정상속인들인 배우자 원고 A(상속분 3/7)와 미성년 자녀들인 원고 B, C(상속분 각 2/7)는 상해사망보험금 1억 2,0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망인이 직접 도구를 준비하여 스스로 목을 맨 고의 자살 사고에 해당하므로 면책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충동장애와 우울증을 앓던 피보험자가 이혼 위기 속에서 올가미 사진과 구조 요청 문자를 보낸 뒤 목을 맨 사고가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망인은 차량을 운전하여 부모 거주지 근처 창고로 이동한 후, 미리 준비한 끈으로 올가미를 만들어 높이 255cm의 창고 천장 기둥에 묶고 목을 매어 사망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자신의 행위가 가져올 사망 결과를 명확히 인식하고 장소와 도구를 스스로 계획적으로 준비하여 실행한 것이므로,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한 자살 사고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망인이 사망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보험수익자들(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이혼 위기와 정서적 고립으로 극심한 충동장애 및 우울장애에 시달렸고, 분노 폭발 시 기억을 잃는 해리현상과 반복된 자살 시도로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사망 직전 올가미 사진을 보내며 절박하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음에도 배우자의 무반응으로 극단적인 인지 왜곡과 공황 상태에 직면하여 발생한 사고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 감행된 우발적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 인정 (원고들 승소)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와 법원 감정의견을 바탕으로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항변을 전면 배척하였습니다.
면책 예외 법리: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경우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 외래 사고에 해당하며, 자살 전후의 상황 전체를 종합 평가해야 합니다.
기저 질환과 급격한 악화 촉발 요인: 망인은 '기타 습관 및 충동 장애와 우울에피소드'를 진단받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현실 통제력 손상을 시사하는 해리증상을 겪어왔습니다. 특히 사망 당일 새벽 올가미 사진과 함께 "나 좀 살려줘, 미끄러지면 되는데"라며 절실한 구조 요청을 보냈음에도 배우자로부터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하자, 이로 인해 병증이 급격히 악화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외형적 계획성의 재해석: 차량 운전, 도구 준비, 올가미 설치 등의 행위는 일응 계획적인 외형을 띨 수 있으나, 이는 병적 정서 상태에서도 가능한 수준의 자동화된 실행행동에 불과합니다. '죽음 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판단 자체가 우울감과 무망감에 의해 합리적 대안을 고려할 수 없게 된 심각한 인지 왜곡 상태를 방증하므로 정상적인 통제력이나 자유로운 판단이 유지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론: 본건 사고는 우울증과 충동장애의 악화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이므로 피고 보험사는 면책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3. 판결의 결론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은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들에게 각자의 법정상속분(배우자 3/7, 자녀 각 2/7)에 따라 상해사망보험금 총 1억 2,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원고별 인용 금액 (총 120,000,000원):
원고 A (배우자, 상속분 3/7): 51,428,571원 (= 120,000,000원 × 3/7, 원 미만 버림)
원고 B, C (자녀들, 상속분 각 2/7): 각 34,285,714원 (= 120,000,000원 × 2/7, 원 미만 버림)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보험사는 원고 A에게 51,428,571원, 원고 B, C에게 각 34,285,714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보험금 청구 서류 접수 후 3영업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4년 1월 11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5년 10월 29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충동장애와 우울증을 앓던 피보험자가 직접 도구를 준비해 창고 기둥에 올가미를 걸고 목을 매어 자살한 외형적 형태를 띠었더라도, 사망 직전 올가미 사진과 함께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낸 정황과 배우자의 무반응으로 인한 병증의 급격한 악화, 왜곡된 인지 상태에서 비롯된 자동화된 실행행동 등을 종합할 때 정상적인 충동 통제력이 상실된 상태였다면,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으로 인정되어 보험사는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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